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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함/영화 연극 뮤지컬

[연극 리뷰] 오백에 삼십, 인생 전세 아니면 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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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후기를 밀리다 보니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더 이상 미루면 여행의 추억은 물론, 기억도 없어질 판.

부지런히 기록해야 하겠다. 그전에 몇 년 만에 본 연극에 대한 기억을 남기려고 한다.

연극 오백에 삼십 무대의 모습 ⓒ 둥둥

 

 

대학로 자체를 가본 지도 너무 오래되어서 지도 앱을 보고 간신히 찾았다. 연극을 보러 가시는 분들 중에 이러한 사진이 보인다면 제대로 찾으신 것이다.

 


연극 오백에 삼십

갓물주! 이 말은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세태를 반영한 신조어이다. God(신)+건물주의 뜻으로, 평범한 시민이라면 한 번쯤은 꿈꿔본 적 있을 것이다.

 

이 건물주와 세입자와의 관계는 서로 가족처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좋지 못할 것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강하다. 아마도 언론 등을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들로 인해서 이러한 이미지가 형성된 경우가 많다.

 


여기에 연극의 제목인 오백에 삼십, 그렇다. 공간적 배경이 되는 돼지빌라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 현재 시세로는 좋은 방은 구할 수 없는 조건이다.(서울 기준입니다.)

여유가 없는 힘든 사람의 이야기를 그려낼 것이라는 것은 저 계약 조건을 보고 떠올릴 수 있다. 여기에 건물주와의 갈등이라면?  

오백의 삼십이라는 제목을 듣고, 청춘들의 힘든 이야기를 그려낼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작품의 소개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요것은 시작할 때 주는 떡볶이! 이날은 넉넉하게 준비해서 모든 관객이 맛볼 수 있었다.


같은 빌라에 사는 저마다 다양한 사연의 주인공, 힘든 가장, 고시생, 하루하루 힘들게 사는 여인까지 그들에게 있어서 빌라는 현재이자 벗어나고픈 아픈 공간이다.

 


오백에 삼십은 유쾌하고 재능 있는 배우들이 끊임없이 관객을 즐겁게 한다. 다소 빠른 템포를 유지하고, 관객들과의 꾸준한 소통(객석 가장 앞쪽 줄의 관객들도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더욱 즐겁다)을 이어 나간다. 멀티플레이어들의 활약은 마치 축구에서의 모드리치나 캉테급 활약을 보인다.

많은 대사량도 훌륭하게 소화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언제나처럼 또 다짐한다.

 


'그래 연극은 한 달에 한 번은 봐야 해.'

입소문을 타고, 서울 대학로는 물론 부산 공연도 잡혀 있는 대학로에서 잘 나가는 공연이다. 실제 화요일 저녁 공연임에도 많은 관객들이 관람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연극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나에게는 정말 좋은 공연이었다. 건물주와 세입자이기에 어려울 수밖에 없던 관계에서 다양한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야기부터 청년실업에 이르기까지 이슈를 무겁지 않게 톡톡 건드리며 한 번쯤 생각에 잠기게 한다.



힘든 사람끼리 뭉친다고 했는가, 큰 형의 역할 격인 인물과 소소한 대화, 그들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생각이 깊어진다.

의문의 살인사건을 통한 인간의 심리를 유쾌하게 그렸다. 아마 무겁게 그렸다면, 내가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가볍게 두 시간을 보면서 웃을 수 있는 것은 배우들의 열연 덕분일 것이다.

 


[총평]

연극 오백에 삼십! 복잡하지 않게 가볍게 웃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작품.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오구오구 둥둥이네가 직접 구매해서 관람한 연극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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